지난 목요일에 칼퇴근을 하게 되어서 나노카를 회사 앞으로 불렀다. (칼퇴근을 해도 수지로 가는 회사 퇴근 버스를 타려면 50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살 때는 상상할 수도 없는, 회사 근처에서 같이 밥을 먹고 천천히 집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회사 바로 앞에도 상가는 있지만 늘 가는 그곳에 가고 싶지는 않아서 '인계동'이라고 하는 수원에서는 나름대로의 번화가에서 먹을 거리를 찾기로 했다. 어차피 주차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해서 CGV가 딸려 있는 건물 안의 VIPS에 갔다. VIPS같이 샐러드바 형식인 곳은 冬春이가 공짜로 들어 갈 수 있을 때 많이 가둬야 하는 곳이다. 2인분의 가격으로 冬春이 밥까지 해결했으니 일단 성공... (여기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커피도 take-out 해 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역시 take-out 잔에 꽉꽉 채워 2잔을 가지고 나갔다)
집으로 바로 가지는 않았고 집에 가는 길에 있는 광교 공원이라는 곳에 들렀다. 매일 시간에 맞춰 음악 분수쇼를 한다고 해서 간 곳인데,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주말 저녁에 단 한 번만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분수의 규모를 보니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규모였는데 아쉽게 되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저 물레 방아다. 물레 방아 자체로는 그것로 자가 발전을 하여 그 주위의 전기를 공급한다는 의미로 설치된 것이지만 그 물이 흘러 나가는 곳이 잘 만들어져 있다. 물도 일단 깨끗하고 그 물이 흘러가는 곳은 인공으로 만든 개천이 되니, 비록 인공적이지만 아이들이 맑은 개울물을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어릴 때야 복개가 안된 곳이 많았고, 지금보다는 더 사람 손이 가지 않은 많은 개울이 많았었지만 요새 아이들은 이렇게 인공적인 것이 아니면 그런 경험도 하기 힘들 것이다.
冬春이를 산책로에 풀어 주었더니 열심히도 달린다. 동네 사람들은 모기장형 텐트를 가지고 나와 아예 잔디 밭에 살림을 차렸다.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이나 모두 나와서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었다. 교통이 조금 불편하여 외지 사람들은 찾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가가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았다면 한 번쯤은 국민의 권리를 행사 해 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겠다. (역시 마음 먹지 않고는 자주 오긴 힘들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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