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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바쁘고 주말도 기약할 수 없는 날의 반복인 가운데, 겨우 1박 2일의 여가를 마련할 수가 있어서 근교로 간단하게 나들이를 갔다 왔다.
이번 간 곳은 작년과 재작년에도 간 '미란다 호텔'이었다. 집에서 50km정도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다가 주위에 물놀이 시설도 있고 결정적으로는 나노카의 聖地인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이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아웃렛'은 이런 식으로 안 가더라도 언젠가는 내가 따라 가주어야 하는 곳이기에 겸사 겸사 가장 유리한 곳을 택한 것이다. (물론 내가 할 일은 나노카가 쇼핑하는 동안 冬春이를 돌보는 것이다.
우리가 그다지 빨리 출발하지 않았음에도 아직 호텔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아, 우선은 물놀이부터 하기로 했다. 목적지는 호텔과 붙어 있는 '스파 플러스'. 이름에 '스파'가 들어간 만큼 물놀이 시설보다는 커다란 찜질방이라는 개념이 더 강해 보이는 곳이다. 스파뿐만 아니라 온천물로 이루어진 대형 목욕탕도 있고 야외 온천이나 실내 풀장 등이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있었던 유수 풀장 등이 있는 곳에는 출입 금지였다. 그래서 좀 좁아 보이는 듯)
제일 신난 冬春이가 지칠 때가 되어서야 물놀이를 그만두고 찜질방으로 향했다.
찜질방에는 거의 가본 적이 없는 나이기에, 이런 데에 오면 팬티를 입고 찜질복을 입는지 팬티를 벗고 찜질복을 입는지 늘 헷갈린다. 나노카나 冬春이는 이미 퍼질러져서 뒹굴고 있지만... 나는 뭔가 익숙하지 않은 공기가 좀 부담스러웠다.
나오기 전에 많은 컷을 찍었는데 내가 얼굴이 가장 작게 나온 사진이라 이 사진을 올린다. (冬春이가 카메라를 보든 말든...) 얼굴이 작게 보이는 것이 뭐가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좋은 것이라니 좋은가 보다 하고 생각할뿐인데.... 나는 머리가 큰 여자 연예인이 더 좋은 걸로 봐서는 남들과 기준이 좀 다른가 보다.
드디어 방으로 들어 왔다. Dibo 캐릭터 룸인데, 별 것 아닌 것 같았지만 冬春이는 아주 좋아 했다. 집에도 있는 볼풀인데도 여기서는 유난히 잘 가지고 놀았다.
침대는 더블이 하나 싱글이 하나인데, 더블을 구석으로 밀어 넣어 한 쪽 면의 낙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전화선을 빼 놓고 리모콘을 숨기는 등의 冬春이 난동 방지책도 같이 대응해 놓았다.
층 전체가 캐릭터 룸인지, 복도로 나와도 이런 장식이 되어 있다. 冬春이 손에 들려 있는 레고 퍼즐은 기념품으로 받은 것인데... 꽤나 복잡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 나노카는 이미 만들기를 포기하고 조립의 전권을 나에게 위임해 놓은 상태다.
다음 날은 어떻게든 호텔 조식에 맞춰서 일어 나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호텔 체크 아웃 시간을 넘겨서 체크 아웃을 하고는, 바로 나노카의 聖地인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향했다.
차에서 내린 나노카는 쇼핑을 위한 가장 편한 복장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 冬春이는 앞으로 다가올 자신과 아빠의 고독스런 5시간을 모른 채 웃긴 표정을 만드느라 힘쓰고 있다.
잠시 冬春이를 보는 사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질 뻔한 나노카를 발바리 매장에서 다시 찾았다. 모든 매장을 다 찍고 최후의 승자가 될 기세인 나노카와는 달리, 나와 冬春이는 벤치에 앉아 있거나 아빠들만 가득한 놀이터에서 질릴 때까지 놀거나 다시 벤치에 앉아 있거나 놀이터에 질릴 때까지 놀기를 반복했다.
3시간이 경과하자 별로 한 것도 없을 내 발바닥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원래는 평발이 아니었는데 군대 갔다 오니 발에 살이 쪄서 평발이 되었나 보다) 그래서 그 다음에는 아무 매장 내에 쇼파에 가서 인생을 다 잃은 표정으로 멍하게 주저 앉아 있었다. 나의 표정과 자세를 보고는 어떤 점원도 나를 저지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와 冬春이는 안방에 들어 온 듯이 편하게 쉴 수가 있었는데, 물론 冬春이에게는 게임기 하나만 주니 모든 것이 해결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상당이 막혔다. 그래도 역시 집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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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주년 기념일을 맞이 하여 하루 휴가를 내어서 물놀이를 하고 왔다. 작년에도 한 번 갔었던 '미란다 호텔'에 다시 들렀는데, 이번에는 '테르메덴'과 패키지로 엮어서 갔다.
테르메덴은 수영모를 안써도 되는 온천 리조트로 기억하는 곳이었는데, 평일이라 사람이 없어서 아주 편안하게 잘 놀았다. 2층에서 바라본 실내 수영장은 위의 사진처럼 생겼다. 실외는 더 크긴 하지만 나노카의 지병(?)인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거의 나가지는 못했다. 주로 冬春이의 물놀이 위주였기 때문에 둘 다 冬春이의 안전을 위해 계속 옆에 붙어 있어야만 했다.
실외에는 수영장과 테마 온천 등이 있고 미끄럼틀 등이 더 있는 듯 했으나 역시 햇빛만 맞으면 문제가 생기는 뱀파이어 속성의 나노카와 함께이다 보니 실내로만 만족해야 했다.
물놀이를 즐기고 나서 해가 기울 무렵에는 여주로 차를 몰아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들렀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다고 하던 나노카는 갑자기 곰같은 힘이 솟아 명품 가게 사이를 활보하기 시작했고 , 冬春이는 사진에 보이는 분수대로 뛰어 들기 시작했다.
이미 나노카는 경공술로 나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나에게는 冬春이 폭주를 막는 역할이 주어졌다. 분수대에 뛰어 드는 것을 막고 있으면 매점에 가서 바나나 우유 훔쳐서 도망가고, 매점에 우유 값을 지불하고 있으면 푸드 코트의 광고용 PDP TV의 전원을 2개째 내리고 마지막 하나도 끄려고 하는 중이었다. 푸드 코트에서 새 컵을 꺼내 다 쓴 컵 투입구로 집어 넣는 것에 재미를 붙일 쯤에는 이미 나의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다행이도 나노카와 冬春이 모두 만족한 듯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어두워져서야 호텔에 도착했다. 이전에는 수영장이 보이는 쪽의 방이었는데 이번에는 그 반대쪽의 방을 받았다. 이전보다는 싼 가격인 트원 룸을 선택했는데도 더블 베드를 주는 것으로 보아 호텔 업계도 그다지 경기가 좋지는 못한 것 같다. 11시에 잠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다음 날 늦잠을 잤다. 행여 호텔 조식 부페를 신청했더라면 못 먹고 갈 뻔 했다.
호텔에서 체크 아웃하고 나와서는 점심 먹을 곳으로 향했다. 이천에 왔으니 이천 쌀밥을 먹자는 의견이 나와서 갔는데, 위에 보이는 밥상이 인당 1만원이면 주는 것이다. 한정식처럼 엄청나게 고급 음식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깔끔하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었다. 남은 음식을 싸가면 집에서 한끼를 더 먹을 수 있는데 좀 아깝긴 했다.
토요일 오후에 우리는 다시 집에 돌아 왔지만, 반대편 차선은 많이 밀리고 있었다. 그나마 금요일에 휴가를 내었기 때문에 마음 편하고 길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여행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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