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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초에 동경 게임쇼에 다녀 왔다.
원래는 나노카도 함께 가는 것으로 계획했었지만 冬春이를 맡기는 것이 여의치 않아서 결국 나 혼자 가게 되었다. 출발하기 몇 일 전에, 그냥 고생하더라도 冬春이도 같이 데려 갈 걸... 하는 후회를 했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예전에는 혼자서 하는 여행도 나름대로 재미있었지만 지금은 좀 심심하다.
이번 여행은 회사 일이 바빠서 전혀 사전 준비를 못했다.
출발하기 전날 10시에 퇴근해서 여권이랑 기타 다른 물건을 챙겼다. 공항 버스 타는 곳도 미리 확인을 해두지 못해서 나노카가 새벽에 인터넷 뒤지느라 좀 고생을 했다. 그냥 동경에 가는 것이라면 김포-하네다 노선이 가장 빠르고 편하지만 이번에는 인천-나리타 노선으로 정했다. 동경 게임쇼가 열리는 것은 동경이 아니라 치바인데 그곳은 나리타 공항과 더 가깝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착륙하려 할 때 기내 방송에서 '동경은 현재 비'라고 알려 주었다. '이거 3일 연속 비만 맞고 다니는 것 아닌가?'하고 생각했었지만 비가 온 것은 도착한 날 오후 뿐이었고 나머지 날은 계속 화창했다.
사전에 동선을 전혀 파악해 두지 못해서 나리타 공항서부터 헤메었다. 나리타 공항 마지막에 온 것이 5년 전이라 교통 수단 등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길을 찾아 나갔다. 치바 쪽을 경유하는 것은 완전 처음이라 이런 저런 시행 착오도 많았고 1시간에 갈 거리를 1시간 30분 걸려서 겨우 전시장이 있는 '마쿠하리 멧세'에 도착을 했다. 도착을 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은 동경으로 가는 전철표를 끊는 것이다. 미리 끊어 두지 않으면 전시회 폐장 시간에 사람들이 표를 끊기 위해 몰려서 굉장히 고생한다.
2년 전에 왔을 때랑 전혀 변함이 없다. 일단 왔으니 2008이라는 글자가 보이게 인증 샷을 찍었다.
전시장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커다란 히어로가 서 있었다. 나중에는 공연도 하고 그러던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기동력을 좋게 하기 위해서 2층에 있는 라커룸에 가방을 넣고 다시 1층으로 돌아 나와 표를 샀다.
내부는 이런 식이었는데, 예년보다 사람은 더 적어졌다는 느낌이었다. 수치상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온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 예전에는 3일동안 하였고 지금은 4일동안 하는 것이라 실제로 1일 관람객은 더 적어졌을 것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로는, 몇몇 유명한 부스들에 사람이 편중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캡콤과 같은 부스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도 한 번에 100분씩 걸렸지만 유명하지 않은 부스에는 단 한 명도 없는 경우도 많았다.
이번에는 온라인 게임 쪽의 부스는 돌아 보지 않았기 문에 한국 업체가 어느 정도 왔느지는 잘 모르겠지만 눈에 뜨인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 이제는 차세대 게임기가 지원하는 Full HD 게임이 완전히 대세가 되었고, 그런만큼 큰 업체가 아니면 게임을 만들기 어려워지는 세상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동경 게임쇼를 목적으로 일본에 가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전에는 여기에 오면 배울 점이 참 많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일반 여행인데 동경 게임쇼 시즌에 맞춰서 오는 경우는 있겠지만) 게다가 내가 하는 업무도 이쪽과는 좀 더 멀어진 것도 한 이유일 수 있겠다.
둘째 날은 종일 아키하바라에만 있었다. [동경 게임쇼 -> 아키하바라]는 항상 이 여행의 고정 코스이기도 하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외국인들도 대부분 이 코스를 택하는지, 동경 게임쇼에 갔다 왔음이 티나는 서양인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성인물 관련된 곳에서 더 많이 눈에 띄었다. -_-;;) 아직도 아키하바라는 메이드들이 난무하고 모에가 넘치는 곳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일반인 여성도 꽤 많았다. 물론 혼자오지는 않았고 모두 남자 친구와 같이 오긴했는데, 이것이 아마도 '전차남'의 효과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타쿠로 보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단지, 내가 여행용으로 유일하게 메고 온 것이 큰 배낭 하나였기 때문에 오타쿠로 오해 받을 소지가 좀 있었을뿐이다.
밥이라고는 호텔 나올 때 먹은 아침이 전부였고, 시간이 아까워서 점심은 먹지 못했다. 그나마 위의 사진에 있는 유명한 케밥 집 덕분에 간단히 허기는 잠재울 수 있었다.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거스럼 돈도 안 받고 케밥을 들고 나오는 바람에 케밥 팔던 터키인이 뛰어 나왔다. '형씨(あにき)'라고 부르면서... 참고로 저 케밥은 600엔.
이것 저것 구경도 많이 했지만 구체적인 구매 물품 리스트도 있었다. 하지만 환율이 좀 오른 덕분에 이번에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오전, 오후에는 구매 물품에 대한 최저가와 매장 위치만 기록하고 저녁에 그 매장들을 모두 두르며 물건을 사는 방식으로 했다. 단지 게임 몇 개와 피규어 5개를 샀을 뿐인데 피규어의 과대 포장에 의해 이미 가방은 꽉찬 상태가 되어 버렸다.
마지막 날은 별 계획을 잡지 못해서 [긴자->신주쿠]를 가기로 했다. '긴자'는 나노카가 한 번 더 가고 싶다고 한 곳이라 다음에 올 기회가 있을 때를 대비해 미리 길이라도 알아 두자는 의미이서 가고 싶었고, '신주쿠'는 나노카가 안 좋은 기억을 가진 곳이라 다음에는 제대로 안내해 보려고 하는 의미였다. 긴자는 호텔 근처라 바로 도착할 수 있었는데, 번화가인 4거리를 중심으로 도보로 각 방향으로 1km 정도를 탐색(?)을 했다. 하라주쿠의 오모테산도처럼 명품 브랜드 하나가 한 건물을 차지 하고 있는 것이... 여자들이 좋아할 거리라는 것은 분명했다. 물론 그런 매장들이 굉장한 포스를 뿜어 내고 있기 때문에 평범한 나로서는 감히 접근을 하지 못하고 밖에서 구경만 했다.
긴자에서는 특이한 광경을 보았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H&M이라는 건물 앞에 사람들이 500m 가량 줄지어 서 있는 것이었다. H&M이란 브랜드는 처음 보는 것이라 이 사람들의 정체를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나는 혹시나 에르메스를 줄여서 HM으로도 쓰나? 라고 나노카에게 전화해서 물어 보았지만 그건 아니라고 한다. 게다가 에르메스 매장이 다른 곳에 있는 것도 확인을 했고...
결국 한국에 돌아와서 강력한 인터넷의 힘으로 'H&M 긴자'라고 검색을 하자 바로 관련된 내용이 튀어 나왔다. 일본에서 그 브랜드가 처음으로 긴자에 들어 왔는데 오픈할 때 줄을 선 사람이 무려 5,000명이었고 그 이후로도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 하나의 명물이 되었다고 한다.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이런 국민성을 제대로 활용한 H&M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H&M'은 'Zara'급이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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