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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동경 여행

처음에는 계획되지 않았던 여행이었다.

하지만 내가 2004년 동경 게임쇼 때문에 혼자만 일본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위로(또는 강압) 차원에서 도깨비 여행으로 일본을 가게 되었다. (물론 비용은 모두 내가 부담해야 했다. T_T)

도깨비 여행으로 일본을 2번 다녀왔는데 사실 인간이 할 짓이 못된다. 하네다 공항에 내린다는 최대 장점이 있긴햇지만 (나리타 공항에서는 시내 들어가는데 너무 시간이 걸리고 추가로 돈도 4배 정도 더 많이 든다) 거의 잠을 못잔 채로 새벽에 공항에 도착하기 때문에 첫날은 오후3-4시가 되면 녹초가 된다.


새벽에 공항에 도착한 덕분에 너무나 많은 시간이 남게 되었다. 그래도 1박 2일이기 때문에 빡빡한 일정을 고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일단 동경 시내로 들어간 후 시간에 특별히 구애 받지 않는 코스인 우에노 공원을 먼저 들렀다. 그런데 너무 이른 아침인지 운동하는 사람 20%에 노숙자 80%의... 그다지 좋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일찌감치 그곳을 뜬 후에 간 곳이 바로 위의 아사쿠사다. 아침인 것에 비해서는 사람이 좀 있었고 거리의 포장마차 노점들도 문을 열기 시작했다. (물론 호객 행위도)


아사쿠사에서 아침을 먹고 시간표에 맞춰서 선착장으로 향했다. 행선지는 해상도시 오다이바. 그리고 거기까지 가는 이동 수단은 바로 위의 사진의 히미코. 이 히미코는 은하철도 999로 유명한 '마츠모토 레이지'가 직접 디자인 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우주전함 야마토캡틴 하록 등의 우주선 물을 많이 만들었으니 이런 쪽 디자인에는 일가견이 있을 것이다. 이 배의 내부는 깨끗하고 카페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너무 비싼 가격 때문인지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배 내부에는 은하철도 999의 캐릭터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히미코를 타고 도착한 것은 해상 도시 오다이바. 상당히 인상 깊은 곳이고 이번 여행 중에 최고의 장소로 꼽고 싶다. 계획 도시인 것 같은 느낌이고 이 섬으로 통하는 다리가 레인보우 브릿지인데 아마도 '춤추는 대수사선'에 나왔던 곳으로 많이 기억할 것이다. 해변은 마치 서양의 어느 해변인양 잘 만들어져 있었다.


해변 쪽에서 바라보면 이런 식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역시 서양의 어느 곳을 벤치마킹한 듯한 느낌이다. 여기의 건물 하나 하나는 모두 유명하며 특색이 있었는데, 시간상 선택된 몇몇 만 둘러 보게 되어서 좀 아쉬웠다. (사실 오후인데 벌써 지쳐버렸기 때문이다)


후지 TV 에 들어 갔다가 사람들이 줄 선 곳이 보이길래 엉겹결에 줄을 섰더니 이런 사진을 찍혀 버렸다. (10m 앞까지 갔을 때도 무슨 줄인지 몰랐다) 스튜디오식 조명을 한 세트장이 있고 거기에서 자신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주는 곳인데 사전 정보 없는 셈 치고는 제대로 찾아 들어 간 것 같다. 그 이외에도 후지 TV에는 볼 거리가 많았는데 이상한 구가 달려 있는 탑이 명물인 것 같았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료가 너무 비싸서 그냥 통과.


여기는 비너스 포트이다. 나노카가 라스베가스에서도 똑같은 것을 봤다는 걸로 보아 라스베가스 것을 흉내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기는 2층으로된 쇼핑몰 같은 곳인데 조명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물건이 좋은 것인지, 보는 물건마다 고급스럽게 보였다.

이것 이외에도 오다이바의 최대 명물이라는 대관람차도 있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3시쯤되어서 숙소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숙소에서 유카타를 입고 한 컷 찍었다. 사실은 돌아 오자 마자 바로 한 숨 잔 후에 다시 긴자로 나가 저녁을 먹고 돌아 왔다. 나노카는 긴자가 화려해서 좋았다고 했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거의 문을 닫는 시점이라 제대로 구경하지는 못했다.


그 다음 날은 내가 아는 곳으로만 나노카를 데리고 다녔다. 처음 간 곳은 하라주쿠. 다케시타 토오리를 보여 주기 위해서 데려갔다. 예상대로 나노카의 취향에 맞는 곳이었고 나는 잠시나마 나노카를 내버려 두고 Book-off에 만화책을 사러 갈 수 있었다. 사진의 장소는 메이지 신궁이다. 어찌 어찌 하다보니 3번이나 가게 된 곳이다. 까마귀가 많고 무녀가 있는 곳이다.


하라주쿠에서 시부야로 가게 되었는데 전철을 타지 않고, [하라주쿠 -> 요요기 공원 -> 시부야]로 걸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예전에 그 반대로 걸어 온 적이 있었기 때문에(비록 밤이었지만)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별 어려움 없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위의 사진은 노래하는 분수다. 요요기공원과 시부야의 중간쯤에 자리 잡고 있는데, 금속 판 안에서 악기들이 나와서 직접 합주를 하는 식의 기계이며 길을 건너려다가 너무나 신기하여 쳐다 보게 된 것이다. 하여간 10여분 좀 안되는 합주가 끝나면 다시 모든 문이 닫히면서 그냥 도너스 형태의 금속 구조물이 되어 버린다. 예전에 지인의 지인(일본에 사는)에게 여기에 이런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한국에서는 이것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


시부야에서도 엄청 발품을 팔고 다녔다. 도큐한즈의 DIY 관련 상품들이라든지, 생각보다 너무 작은 하치코 동상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지만, 그중에 최고는 100엔 회전 초밥이었다. 일본에서 초밥을 먹는 것이 처음이었고 한국과는 다른 특이한 분위기도 있었고 나름대로 배고픔을 참고 줄을 서서 기다리다 먹은 것이라 역대 먹은 초밥 중에서 만족도가 최고였다. 이후로 더 비싼 초밥을 먹어도 그때의 그 맛과 행복감은 느낄 수가 없었다.

위의 사진은 시부야의 명물이라고 하는 인력 택시다. 너무 힘들어서 맥도날드 2층에서 졸고 있는데 창 밖에 저게 보였다. 사전 지식이 없었던지라 일단 셔터부터 눌렀는데 그 후 반년 뒤엔가 한국의 TV에서도 소개되는 것을 보았다.


비행기 시간까지는 또 몇 시간의 여유가 있었고, 내가 사야하는 물건이 있었기에 다시 신주쿠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미 도착했을 때는 어두워져 있었기에 나노카에게는 큰 감명을 남기지는 못한 곳이 되었는데, 하여간 나는 목적했던 '사쿠라야 하비관'에서 필요로 했던 물건을 살 수 있었으니 반은 성공한 셈이다.

저녁은 일본식 라면으로 했다. 쿠폰을 뽑으려는데, 종업원이 우리가 외국인인 것을 바로 알아보고 영어로 자판기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는데 무슨 말인지 한 마디도 못알아 들었다. 내 귀가 이상하든지 그 사람의 혀가 이상하든지 둘 중 하나일게다. 곱배기가 공짜라는 말에 나는 당연히 곱배기를 먹었다. 나는 닭 육수로 된 라면의 맛이 구수하고 좋았지만 나노카는 약간 느끼하다고 했다. 하여간 신주쿠는 나노카에게는 여러모로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하마마츠쵸를 경유해 하네다 공항으로 가면서 우리의 일정은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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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탄 + 싱가폴 (신혼여행)
빈탄은 싱가폴에서 1시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면 나오는 인도네시아 소속의 섬이다. 사실 우리가 갔을 당시에는 아직 개발이 다 되지 않아서인지 개발중이거나 미개발인 땅이 대부분이었다. 뭐, 신혼 여행지가 아니었다면 평생 모르고 지나갈 그런 곳이다.

빈탄에서 묵었던 스윗룸이다. 대충 이런 느낌의 것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주 훌륭한 방이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이 보다 좋은데서 묵기는 힘들 것 같다.)


거실로 사용되는 방은 이렇다. 예전 흑백 TV에서나 보던 장식장 달린 TV장도 있었는데 아리랑 TV조차도 나오지 않아서 매우 심심했다. 나중에 '사탄의 인형'을 하길래 같이 그걸 봤다.


침실 쪽이다. 오른 쪽에 심령 사진의 유령 같은 것이 보인다. 미안하다. 브루스 윌리스내가 유령이다.


호텔의 안은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야자수 있는 곳을 지나면 풀장이 있고 그걸 지나면 가든 파티를 할 수 있는 곳이 나오고 또 그걸 지나면 백사장이 있고 또 그걸 지나면 태평양이 나오고 그것마저 지나면....


싱가폴은 이런 느낌의 곳이었다. 싱가폴에 있는 동안은 계속 비가 와서 그나마 시원했지만, 머리 속에는 '흐린 날씨의 나라'라는 인식이 박혀 버렸다. 왼쪽에 한글 간판이 보인다.


싱가폴에 섬으로된 관광지가 있었는데 거기의 명물인 나무로 만든 버스이다. 아주 오래된 것이긴 하지만 나름대로는 벤츠의 이름을 달고 있다. 꽤 느낌이 좋았던 차다.


싱가폴에 패키지로 가면 한 번은 타게 된다는 그 관광용 자전거 택시다. 나이는 나보다 2배는 많아 보이고, 몸무게는 나의 반 밖에 안되어 보이는 아저씨가 열심히 페달을 밟아주셨다. 동방예의지국에서 자란 나로서는 타고 있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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