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은 야나가와와 다자이후라는 곳으로 갔다. 후쿠오카의 텐진역에서는 야나가와 역과 다자이후 역에 갈 수 있는 관광 티켓을 살 수 있어서 오늘은 그 코스대로 따라가기로 했다. 처음에 나노카에게 말을 잘 못 전달 받아서 표를 사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관광 티켓을 살 수 있었고 바로 급행 열차에 올랐다.
둘 중 먼저 간 곳은 야나가와라는 곳이었다. 이곳은 수상도시로 유명하고 그 이외의 전통적인 음식등이 유명하다. 아마 김도 유명할 것이다. 나노카가 미스터 초밥왕에서 타로가 야나가와의 김을 구해오는 장면이 있다고 했다. 일단 역을 나와서는 바로 나룻배가 있는 곳으로 갔다.
한 배에는 약 15명 정도가 탈 수 있었는데 제일 뒤에 있는 사공 아저씨가 삿대로 배를 움직여 나갔다. 도시 전체가 수로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몸을 납작하게 업드려야 지나갈 수 있는 다리들이 굉장히 많았다. 약 4km정도의 물길을 90분동안 저어 나갔는데 따가운 햇살을 피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사공 아저씨는 캇파가 그려진 전통 옷(마쯔리 옷처럼 생긴)을 입고 있었는데, 90분 내내 이곳 저곳 설명하랴 삿대질하랴 일본시를 부르거나 하면서 쉴 새가 없었다. 배가 출발할 때 각 사람들이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를 물었다. 굉장히 많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사람들이 왔는데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우리에게는 더 이상 말을 시키지 않았다. 어떤 지역은 유명한 동요와 관련된 곳이었던 것 같은데 배 안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노래(일본 사람이면 다 아는) 부르는데 우리 둘만 멍하니 있었는데, 나노카는 금세 따라 듣고 배워서 이상한 발음으로 내내 그 노래를 불렀다. (아마 지금은 기억 못하겠지.. ^_^)
그 다음 행선지는 다자이후였다. 이곳은 텐만구가 유명하다 하여 그곳으로 갔다. 텐만구는 신사인데 학문의 신을 모신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소원을 비는 판때기(?)에는 전부 '어떤 어떤 대학 붙기를...', 성적 좋기를...', 심지어는 '원하는 중학교에 들어갈 수 있기를...'이라는 내용까지 있었다. 일본은 중학교 진학부터 입시라고 하더니 역시 그런가 보다.
텐만구까지 가는 거리는 전형적인 일본의 상점가 거리였다. 전통적인 것을 파는 것이 대부분인데 和과자나 일본을 대표하는 소품들이 주로 많았다. 이 상점가 자체를 둘러 보는 것이 또 하나의 재미인데 전통적인 것을 상품으로 포장하는 기술은 우리가 본 받을만 한 것이었다. 산리오는 일본 전역에 걸쳐 세력이 뻗어 있었는데 여기에서도 예외없이 '큐슈 한정'이라는 이름을 걸고 키티 관련된 제품을 팔고 있었다.
아마도 여기서 꽤나 지갑을 열었던 것 같다. 冬春이의 베이비 유카타, 복고양이 7종 세트, 나노카 레이스 양산, 나노카의 和風 카페 앞치마( -_-;;;)....
신사에 들어 가서는 이것 저것 해보았다. 사실 나는 아무것도 안했지만 나노카는 알아서 이것 저것 하고 잇었다. 손도 씻고 운세도 뽑고(->小吉) 뽑은 운세 종이를 줄에도 매달고... 잠시 나노카가 사라지더니 불단 앞에 가서 줄 땡기고 기도도 하고 왔단다. 하지만 불단에 돈을 넣었냐고 물어 보니 돈은 안 넣었다고 한다. -_-;;
다자이후에서 후쿠오카로 돌아와서는 후쿠오카 타워를 향해 출발했다. 야경이 좋다고 하는데 아직 어두워지지는 않아서 타워 근처에 있는 야후돔 쪽으로 먼저 갔다. 거기서는 나노카의 유카타 세트(유카타+오비+킨챠쿠(염낭주머니))를 샀다. 날은 조금씩 어두워져서 타워로 향했는데 지도 상으로는 1km정도 되어서 그냥 걸어가기로 했는데 초행인데다가 지쳐있는터라 꽤나 멀게 느껴졌다.점심도 못먹고 강행군했기에 타워에 올라가 가기 전에 간단한 요기를 하려 했는데 그 때 눈에 들어 온 것이 맥도날드였다. 혼자서 여행할 때는 거의 매일 들리는 곳일텐데, 나노카와 다니다보니 이런데는 거의 발을 들여 놓지 못했었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동안에 도우미가 계속 설명을 했다. 후쿠오카 타워는 일본에서 2번 째로 높은 곳이라고 했다. 아직 서울타워에도 못가봤는데 이런 곳부터 먼저 들어가보게 된 것이다. 전망대는 여타의 전망대처럼 360도 모두 유리로 되어 있었고 비가 살짝와서인지 멀리까지도 굉장히 잘보였다. 여기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꽤 많이 보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후쿠오카에서 본 한국인은 90% 이상이 여자였다. 여자들끼리 꽤나 많이 오는 것 같다. 보통 일본어 가능한 여자 한 명과 그의 친구들로 이루어진 구성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이렇게, 후쿠오카 -> 야나가와 -> 다자이후 -> 후쿠오카 -> 후쿠오카 타워 -> 숙소 로 이어지는 2일 째의 일정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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