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날은 교토를 갔고, 그 다음 날은 특별한 일정 없이 귀국 하는 일정으로만 정했다.
하루 전날에 외국인 전용 교토 패스를 구입해 놓았기 때문에, 오전에 바로 쿄토로 향했다. 예전에 교토에 갔을 때는 주로 버스로 다녔었기 때문에 전철로 가는 길은 잘 몰랐다. 하지만 거의 모든 관관객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그 사람들만 따라가도 원하는 목적지에 갈 수 있을 정도였다. (교토는 서양인이 많았다)
예전에도 한 번 온적이 있는 기요미즈데라(淸水寺)다. 그때는 이렇게 유명한 절인지는 모르고 갔었던 곳인데, 이 뷰의 사진을 그 전이나 그 후에나 계속 봐왔지만 내가 갔던 곳이라는 것은 한 참 뒤에나 알았다. 애니메이션 등에서 뛰어 내리는 것으로 유명한 그런....
절의 입구까지 전통 상점가가 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마케팅을 잘하는 곳이었다. 대부분 시식만 하고 나왔는데 맛이 너무 궁금해서 사 본 것이 나의 손에 들고 있는 '소금에 절인 오이'이다. 약간 짠 느낌도 있었지만 꽤나 신선한 맛이었다.
그리고 내려가면서 배가 고파서 돼지고기 만두(?)를 사서 먹고 갔다. 한참을 쉬었는데, 다시 2km를 걸어서 지하철 역으로 돌아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지하철 한 정거장 차이인 기온으로 향했다.
기온에서 밥을 먹기로 해서, 예전에 한 번 먹은 적이 있는 유명한 오코노미야키 집으로 갔다. 기온 거리는 예전과 비교해 거의 바뀐 것이 없어서 십 몇년이 지났지만 바로 찾아 낼 수가 있었다.
왼쪽의 사진은 이 가게 앞에 놓여 있는 유명한 등신대 인형이고, 가게의 안에도 기모노를 입은 여자의 등신대 인형들이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른쪽이 그 오코노미야키인데, 실제로는 오코노미야키의 원조인 '잇센요쇼쿠'이다. 조금 짠 맛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먹어 볼 수 없는 맛이다.
나노카와 기모노 마네킹. 저 뒤의 나무 패는 모두 춘화이다. 예전에는 저기의 춘화들을 모두 명함 같은 것으로 만들어서 가져갈 수 있게 해 놓았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은 없었다. (물론 나는 그때 종류별로 다 가져 왔었었다)
교토의 뒷 거리에 있는 수로이다. 처음 교토를 갔다와서부터 계속, 교토는 아름다운 곳이라는 느낌을 들게 한 것이 바로 이 수로이다. 비교적 현대에 다시 깨끗하게 조성된 것이긴 하지만 고풍스런 모습을 간직하면서 수로를 만들었기에 고도(古都)의 분위기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못 찾을 줄 알았는데 이리 저리 다니다 보니 눈에 띄었다. 예전에는 삼거리에 덜렁 신사만 있었는데 이제는 담 같은 것도 만들어져 있었다. 冬春이에게 불전에 돈을 넣고 줄 당기고 소원을 빌어 보라고 했다.
기온의 골목 골목은 아직도 이렇게 나무집으로 유지되고 있다. (겉만 나무인 것 같긴 하다)
기온의 거리는 딱 반만 둘러 보고 다시 호텔로 향했다. 나노카는 한 쪽을 아예 보지 않았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 왔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처음이자 마지막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나는 드디어 덴덴 타운 탐험을 시작했다.
이렇게, 3일 연속 2만보 씩 이상을 걸어 다닌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끝났다.
마지막 날은 그냥 귀국 하는데만 신경을 썼다. 느긋하게 짐챙기고 호텔 체크 아웃하고 12시에 공항으로 가는 전철에 올랐다. 나노카는 위의 사진처럼 어글리 코리안의 자세로 공항까지 갔는데 아무도 옆에 앉지 않았다.
그 이후의 사진은 없어서, 여기서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