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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커피 믹스나 1인용 원두 커피 거르는 통(?)으로 커피를 마셨다.
그러다가 코스트코에서 드롱기 에스프레소 머신을 할인한다는 소문을 듣고 사온 것이 중앙에 있는 드롱기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처음에는 열심히 커피를 내려 먹었지만 본질적인 문제인 귀차니즘 때문에 점점 세척하는 과정이 귀찮아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세척이 귀찮아서 커피를 내려 먹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회사에서 넷소프레소 기계를 들여 놓게 되었고 자연스레 회사에서는 넷소프레소를 내려 먹다가, 이렇게 편한 것은 나노카와 같이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에 집에도 기계를 한대 들여 놓게 되었는데 그게 왼쪽의 기계였다.
역시 이것도 잘 뽑아 먹고 있었지만, 캡슐을 사러 가야 하는 귀찮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데나 캡슐을 파는 것도 아니어서 이것도 좀 귀찮은 일이 되었다. 적당히 회사 사람들의 공동 구매에 편승해서 캡슐을 조달하던 중에 결국은 UCC 드립 커피를 알게 되었다.
UCC 드립 커피는 사실 예전에도 몇 번 사왔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 맛이 있다고 느끼지 못했다. 근본적으로 원두가 별로였었다는 기억이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다시 사와본 UCC 드립 커피는, 그 맛이 집에서 먹는 캡슐 커피의 수준까지 올라와 있었다. 맛도 있고 편한데다가 가격은 (할인해서) 캡슐 커피 반 밖에 안 되니 경제적이기도 했다.
(설마 나의 핸드 드립 기술이 발전해서 예전보다 더 맛 있게 느껴졌을리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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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여름 휴가 - 정선 (3/3) - 미란다 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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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에는 오전 조식을 먹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 했다. 식당이 다른 동에 있는데가다 위치도 잘 몰라서 일단 차를 움직였다. 그리고 문 닫기 전에 겨우 조식 식당을 찾아 내어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방에 돌아 와서는 여전히 TV등을 보면서 쉬다가 시간에 맞춰서 체크 아웃을 하였고, 우리 모두는 그동안 갔던 길의 60% 이상을 되돌아 오는 길인 이천으로 향했다. 물론 나노카의 가장 큰 목적인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에 들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노카가 잊지 않았다)
우리는 구찌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면서 거기에 도착하였다. 나노카는 일단 결전을 위한 체력 충전을 위해 가장 먼저 식당에 들렀다. 덩달아 冬春이도 나노카의 전투적인 식사에 휩쓸려서 같이 밥을 먹게 되었다.
밥을 먹고 나오자 마자 우리(나 + 冬春이)는 버버리 매장 앞에서 버려지게 된다. 冬春이의 손에는 冬春이의 회유를 위한 사탕과 젤리가 손에 들려져 있을 뿐이었다.
버려진 우리는 스타벅스로 향했다. 마침 내가 휴대폰이 없었기 때문에 나노카에게 연락할 방법도 없어서, 가까운 wifi존이 있는 스타벅스에서 나노카에게 카카오톡으로 연락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연락을 받은 나노카는 다시 나을 회유하기 위해 아이스 카페 라떼를 그랑데로 주문해 주었고, 冬春이를 위한 쵸코 케익과 NDS도 제공해 주었다.
그 뒤로 몇 시간이 지나자 겨우 다시 나노카와 상봉하게 된다.
여주에서 볼 일을 마치고 원래의 목적지인 이천으로 향했다. 이번에 묵은 곳은 항상 들리는 미란다 호텔이다. 이 날은 주말이라 예약하기가 너무 힘들지만 이 호텔은 어떤 조건에서도 빈 방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항상 올 때마다 어린이 동반을 위한 패키지 행사를 하는데, 이번에는 토마스와 패키지 행사를 하는지 호텔 내부가 온통 토마스였다.
(뭐.. 뭐냣? 그 포즈는!!)
낮에 전력을 다해 쇼핑을 한 나노카는 방에 들어 와서는 TV만 봤다. 밖에 나와서는 같이 TV만 보는 데도 더 즐겁다. 별일 없이 밤은 지나고 그 다음 날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침에 늦게 일어 나서는 체크 아웃을 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수제 햄버거 집에 들렀다. 찾기는 좀 어려웠지만 친환경과 공정무역을 지지하는 주인이 만든 작은 카페였다.
집에 돌아오니 오후 2시가 조금 넘었다. 아직 하루가 많이 남긴 했지만 우리 모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저질 체력을 가진 가족의 말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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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여름 휴가 - 정선 (2/3) - 마운틴 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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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째날이 되었다. 아침 조식을 먹은 후 호텔 앞을 조금 서성이다가 체크 아웃까지의 시간은 방에서 TV를 보았다.
오늘 묵는 곳이 여기서 몇 km 떨어진 콘도이다. 하지만 아직 체크인 시간은 되지 않았기에 우선은 곤돌라를 타고 산 정상으로 올라가기로 하였다.
곤돌라를 타기 전 산 아래에서는, 날씨가 조금 흐릴 뿐 시야는 그럭 저럭 했다.
하지만, 점점 올라가니 점차 시야가 좁아 들면서 중간 기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뒷 곤돌라가 안 보이는 수준까지 되었다. 항상 맑은 날에만 곤돌라를 타가다 10m 앞이 안 보이는 곤돌라를 타보니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었다.
구름으로 둘러 싸인 꼭대기에 도착하니 말 그대로 구름 속에 들어 온 것이었다. 눈 앞에서 조금만 멀어지면 사물이 안개에 가려 바로 가물가물 해진다. 가랑비가 내린다기 보다는 무중력의 가랑비 속을 우리가 휘젓고 다니는 꼴이었다.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은 유일하게 문을 연 분식점에 옹기종기 보여 있었고 우리 역시도 허기나 달래볼 겸해서 이곳에 들어 왔다. 우리가 먹은 것은 떡볶기와 어묵이었는데 특이한 환경 속이라 뭐라도 맛 있게 느껴졌다.
곤돌라 타고 다시 내려왔을 때는 드디어 체크인 시간이 되었다. 어제의 호텔과는 달리 여기는 5인실이었기 때문에 훨씬 더 넓었다.
아래의 사진은 거실이다. 나는 주로 여기서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여기는 침실인데 나중에 冬春이와 나노카의 잠자리가 된다. 이런 침대 방 말고도 요를 깔고 자는 방이 하나 더 있는데 아예 들어 가보지도 않았다.
창 밖으로 본 콘도의 풍경은 이랬다. 바로 앞에는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그 보다 멀리에는 우리가 탔던 곤돌라가 보인다.
그리고 오른쪽에 파랗게 보이는 곳이 야외 풀장이다. 나중에 밤이 되어서 나노카와 冬春이가 놀게 되는 곳이다.
오후에는 뭘 할까 생각하다가 마침 오늘이 정선 5일 장날이 서는 날이라 20km 정도 떨어진 정선 5일장에 갔다. 빗 속을 뚫고 달리는 차 안에서, 이렇게 비 가 오는데 재래식 장이 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혀 맞지 않는 생각도 했었다. (시장의 천정에는 모두 투명한 덮개가 있어서 시장 안으로 들어 오면 비를 맞지는 않게 되어 있었다)
시장은 어릴 때 늘 가던 재래 시장과 같았다. 나노카가 미리 알아본 특이한 것들 중에 수수뿌꾸미를 먹었는데 조금 달기는 하였지만 아주 맛 있고 질감이 특이한 떡이었다. 冬春이도 그 떡을 너무나 좋아 하였다.
우리가 근처에서 왔으면 이래 저래 사갈 것이 많았겠지만 우리의 짐을 계속 늘일 수는 없었기에 저녁으로 먹을 족발과 冬春이가 좋아하는 나침반과 소형 후레시만 산 뒤 다시 돌아 왔다. 정선 5일장에서는 우산 들랴 冬春이 챙기랴 게다가 사람도 북적대서 남아 있는 사진이 없었다.
밤에도 계속 비가 왔지만 나노카와 冬春이는 야외 풀장에 가고 나는 콘도 야외의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잔디밭이 참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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