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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게임쇼 2008 (2/2)
동경 게임쇼는 전통적으로 2개의 전시장 사이에는 코스프레 행사가 있다. 거기에 출현하는 코스플레이어들은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굉장히 완벅한 수준의 의상으로 원래의 캐릭터를 재현하고 있다. 코스프레는 사진이 아닌 눈에 담는 것이라는 원칙 아래(사실은... 루리웹에 금방 올라올 것이기 때문에 굳이 찍지 않아도 된다) 그냥 나의 눈에 그들을 담아 놓았다.

캐릭터성을 위주로 한 게임 관련 전시관은 별도로 운영되고 있지만 뭔지 모르는 아래의 것이 유일하게 본 행사장에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둘러 싸고 있기에 도촬을 했다.



줄을 서서 특제 포스터를 1인당 1장 받는 곳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30분에서 1시간 분량의 대기줄이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나로서는 거기에서 1시간동안 줄을 서 있는다는 것은 굉장한 비용 낭비이기 때문에 눈믈을 머금고 돌아 설 수 밖에 없었다. (재작년에 나와 같이 무려 30분이나 줄을 서서 한 장 더 받아 주신 N님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첫 날 저녁과 두 번째 날은 하루종일 아키하바라에 있었다. 저번에 왔을 때는 공사 중이던 커다란 식당가도 문을 열었고 그 이외에 조금씩 변한 모습들이 보였으나 전체적인 모습은 여느 때 그대로다. 기대했던 12시의 '호코텐'은 하지 않았는데 일전의 차량 돌진 사건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보지만 근거는 없다.

나노카가 冬春이의 장난감을 사오라고 시킨 '돈키호테'에 제일 먼저 갔다. 내가 아는 돈키호테는 애들 장난감 파는 그런 곳은 아니었는데 역시 그런 곳은 아니었다. 시부야나 다른 곳의 돈키호테 매장은 대중적일지는 몰라도 아키하바라의 돈키호테는 철저히 오타쿠 중심적이다. 파티용품으로 분류되는 메이드복, 교복, 바니걸, 간호사복 등을 판다든지, 메이드 카페가 있다든지(15명 가량이 줄을 서 있었는데 여자도 30% 정도 있었다), 제일 위층에는 AKB48 상설 공연장이 있다. (예전에 분명히 아키하바라에서 AKB48 공연장을 봤었던 기억이 있었는데도 어딘지 기억해내지 못하다가 이런 식으로 우연히 다시 찾게 되었다.) 뭔가가 시작되는지 사람들이 우루루 최상위층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길래 나도 거기에 끼어 들어 올라가려 했다가 관계자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이번에는 주로 피규어를 많이 사보자는 심산으로 게임 쪽은 빨리 서둘러 마치기로 했다. 그래서 그 중 하나인 리바티 게임 매장에도 들렀는데... 최상위 층은 다음과 같은 곳이었다.



바로 아래층은 일반 AV와 그라비아이지만 제일 윗층은 SOD 제품과 이런 장르의 물건으로 채워져 있었다. 역시 용감하게 탐험을 마쳤는데 너무 강한 포스에 밀려 그다지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왼쪽의 책은 회사 사람에게 선물하기 위한 만화책으로 LO라고 읽는다(당연한가?!)

하여간 둘 째날은 이러 저러한 아키하바라 탐험을 마치고, 아래의 3개의 피규어를 비롯한 핑키스트리트 시리즈 일부, 가샤퐁 수준의 트레이딩 피규어 다수를 획득했다. (중간의 '나카토 유키'는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데 사람 손이 닿으면 검은 옷이 흰색으로 변한다.)



마지막 날은 긴자를 거쳐서 신주쿠에 갔다. 신주쿠에서 나리타 공항으로 바로 가는 기차가 있기 때문에 거기서 놀다가 공항으로 가자고 마음을 먹었다. 신주쿠 가면 항상 들리는 '사쿠라야 하비관'을 가고 나니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재미있는 물건이나 볼 겸해서 '도큐한즈'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그만 중간에 오락실에 낚이고 말았다. 그냥 가벼운 크레인 게임이나 할 심산이었지만 하다보니 점점 판돈(?)이 커지며 거대한 인형들에게까지 손을 뻗었다.



자잘한 것도 엄청 많이 건져 내었지만 가장 큰 것은 이 두 개이다. 뒤의 책과 크기를 비교해보면 굉장히 큰 인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적으로 분석한 후 목표 금액 이하로 건져 낼 수 있는 것만 도전을 했고 그것이 이 두개였다. (개인적으로 키티에 관심이 있다든지 살인곰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큰 것을 건져 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하나 건져 낼 때마다 주위에 많인 사람들(주로 여고생!)이 같이 감탄을 해주었고 급기야는 다음 건져 내는 곳으로 나를 졸졸 따라다니기도 했다. (일부는 내가 왕창 건져내고 간 자리만 따라 다니며 도전하는 사람도 있었다) 결국은 부담이 커져서 박수 칠 때 떠나기로 했다.

생각치도 않은 전리품들 때문에 최적화해서 팩킹했던 나의 짐에 혹이 달리게 되었다. 어째 어째 한국까지 가져 오긴 했지만...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걸리적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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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게임쇼 2008 (1/2)
지난 10월 초에 동경 게임쇼에 다녀 왔다.

원래는 나노카도 함께 가는 것으로 계획했었지만 冬春이를 맡기는 것이 여의치 않아서 결국 나 혼자 가게 되었다. 출발하기 몇 일 전에, 그냥 고생하더라도 冬春이도 같이 데려 갈 걸... 하는 후회를 했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예전에는 혼자서 하는 여행도 나름대로 재미있었지만 지금은 좀 심심하다.

이번 여행은 회사 일이 바빠서 전혀 사전 준비를 못했다.

출발하기 전날 10시에 퇴근해서 여권이랑 기타 다른 물건을 챙겼다. 공항 버스 타는 곳도 미리 확인을 해두지 못해서 나노카가 새벽에 인터넷 뒤지느라 좀 고생을 했다. 그냥 동경에 가는 것이라면 김포-하네다 노선이 가장 빠르고 편하지만 이번에는 인천-나리타 노선으로 정했다. 동경 게임쇼가 열리는 것은 동경이 아니라 치바인데 그곳은 나리타 공항과 더 가깝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착륙하려 할 때 기내 방송에서 '동경은 현재 비'라고 알려 주었다. '이거 3일 연속 비만 맞고 다니는 것 아닌가?'하고 생각했었지만 비가 온 것은 도착한 날 오후 뿐이었고 나머지 날은 계속 화창했다.

사전에 동선을 전혀 파악해 두지 못해서 나리타 공항서부터 헤메었다. 나리타 공항 마지막에 온 것이 5년 전이라 교통 수단 등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길을 찾아 나갔다. 치바 쪽을 경유하는 것은 완전 처음이라 이런 저런 시행 착오도 많았고 1시간에 갈 거리를 1시간 30분 걸려서 겨우 전시장이 있는 '마쿠하리 멧세'에 도착을 했다. 도착을 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은 동경으로 가는 전철표를 끊는 것이다. 미리 끊어 두지 않으면 전시회 폐장 시간에 사람들이 표를 끊기 위해 몰려서 굉장히 고생한다.



2년 전에 왔을 때랑 전혀 변함이 없다. 일단 왔으니 2008이라는 글자가 보이게 인증 샷을 찍었다.



전시장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커다란 히어로가 서 있었다. 나중에는 공연도 하고 그러던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기동력을 좋게 하기 위해서 2층에 있는 라커룸에 가방을 넣고 다시 1층으로 돌아 나와 표를 샀다.



내부는 이런 식이었는데, 예년보다 사람은 더 적어졌다는 느낌이었다. 수치상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온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 예전에는 3일동안 하였고 지금은 4일동안 하는 것이라 실제로 1일 관람객은 더 적어졌을 것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로는, 몇몇 유명한 부스들에 사람이 편중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캡콤과 같은 부스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도 한 번에 100분씩 걸렸지만 유명하지 않은 부스에는 단 한 명도 없는 경우도 많았다.



이번에는 온라인 게임 쪽의 부스는 돌아 보지 않았기 문에 한국 업체가 어느 정도 왔느지는 잘 모르겠지만 눈에 뜨인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 이제는 차세대 게임기가 지원하는 Full HD 게임이 완전히 대세가 되었고, 그런만큼 큰 업체가 아니면 게임을 만들기 어려워지는 세상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동경 게임쇼를 목적으로 일본에 가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전에는 여기에 오면 배울 점이 참 많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일반 여행인데 동경 게임쇼 시즌에 맞춰서 오는 경우는 있겠지만) 게다가 내가 하는 업무도 이쪽과는 좀 더 멀어진 것도 한 이유일 수 있겠다.



둘째 날은 종일 아키하바라에만 있었다. [동경 게임쇼 -> 아키하바라]는 항상 이 여행의 고정 코스이기도 하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외국인들도 대부분 이 코스를 택하는지, 동경 게임쇼에 갔다 왔음이 티나는 서양인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성인물 관련된 곳에서 더 많이 눈에 띄었다. -_-;;) 아직도 아키하바라는 메이드들이 난무하고 모에가 넘치는 곳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일반인 여성도 꽤 많았다. 물론 혼자오지는 않았고 모두 남자 친구와 같이 오긴했는데, 이것이 아마도 '전차남'의 효과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타쿠로 보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단지, 내가 여행용으로 유일하게 메고 온 것이 큰 배낭 하나였기 때문에 오타쿠로 오해 받을 소지가 좀 있었을뿐이다.

밥이라고는 호텔 나올 때 먹은 아침이 전부였고, 시간이 아까워서 점심은 먹지 못했다. 그나마 위의 사진에 있는 유명한 케밥 집 덕분에 간단히 허기는 잠재울 수 있었다.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거스럼 돈도 안 받고 케밥을 들고 나오는 바람에 케밥 팔던 터키인이 뛰어 나왔다. '형씨(あにき)'라고 부르면서... 참고로 저 케밥은 600엔.

이것 저것 구경도 많이 했지만 구체적인 구매 물품 리스트도 있었다. 하지만 환율이 좀 오른 덕분에 이번에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오전, 오후에는 구매 물품에 대한 최저가와 매장 위치만 기록하고 저녁에 그 매장들을 모두 두르며 물건을 사는 방식으로 했다. 단지 게임 몇 개와 피규어 5개를 샀을 뿐인데 피규어의 과대 포장에 의해 이미 가방은 꽉찬 상태가 되어 버렸다.



마지막 날은 별 계획을 잡지 못해서 [긴자->신주쿠]를 가기로 했다. '긴자'는 나노카가 한 번 더 가고 싶다고 한 곳이라 다음에 올 기회가 있을 때를 대비해 미리 길이라도 알아 두자는 의미이서 가고 싶었고, '신주쿠'는 나노카가 안 좋은 기억을 가진 곳이라 다음에는 제대로 안내해 보려고 하는 의미였다. 긴자는 호텔 근처라 바로 도착할 수 있었는데, 번화가인 4거리를 중심으로 도보로 각 방향으로 1km 정도를 탐색(?)을 했다. 하라주쿠의 오모테산도처럼 명품 브랜드 하나가 한 건물을 차지 하고 있는 것이... 여자들이 좋아할 거리라는 것은 분명했다. 물론 그런 매장들이 굉장한 포스를 뿜어 내고 있기 때문에 평범한 나로서는 감히 접근을 하지 못하고 밖에서 구경만 했다.

긴자에서는 특이한 광경을 보았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H&M이라는 건물 앞에 사람들이 500m 가량 줄지어 서 있는 것이었다. H&M이란 브랜드는 처음 보는 것이라 이 사람들의 정체를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나는 혹시나 에르메스를 줄여서 HM으로도 쓰나? 라고 나노카에게 전화해서 물어 보았지만 그건 아니라고 한다. 게다가 에르메스 매장이 다른 곳에 있는 것도 확인을 했고...

결국 한국에 돌아와서 강력한 인터넷의 힘으로 'H&M 긴자'라고 검색을 하자 바로 관련된 내용이 튀어 나왔다. 일본에서 그 브랜드가 처음으로 긴자에 들어 왔는데 오픈할 때 줄을 선 사람이 무려 5,000명이었고 그 이후로도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 하나의 명물이 되었다고 한다.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이런 국민성을 제대로 활용한 H&M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H&M'은 'Zara'급이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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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우균 at 2008/11/21 19:34  r x
에~ H&M은 Zara급은 아니고 좀 더 쌉니다. =D 거의 가장 싼 복합 패션 매장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ㅎㅎ
Replied by 안영기 at 2008/12/02 08:38 x
그런 것이었군요.. 그렇다면 이런 트랜드를 만들어 낸 H&M 마케팅의 승리라고 할 수 밖에...
Commented by 엉엉 at 2008/11/25 09:59  r x
슴갈사마.. 많이 바쁘신가봐요. 2편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긴.. 요즘 좀처럼 메신저 불이 안꺼지시네요.
Replied by 안영기 at 2008/12/02 08:40 x
2편은 제목만 적어 두고 쓸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회사 분이셨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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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속촌
우리 집에서 불과 9.4km 떨어진 곳에 민속촌이 있다.

우리집 들어 오는 길에 민속촌 표지판이 있기 때문에 항상 지나갈 때마다 한 번 가보자고 말을 하는 곳이지만 실제로 가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주차료 2,000원에 입장료 12,000원. 처음에는 바싼 듯 보이는 입장료였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그 정도의 가격이 적당하다고 생각되었다. 우리는 반나절을 볼 생각하고 갔었지만 제대로 보려면 족히 하루는 잡아야 할 것이다.



제일 먼저 우리를 반겨 주는 것은 장승들이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시골 풍경들이 나타났다. 시골에 친가 외가가 있는 내 또래의 사람들이라면 아주 익숙한 풍경이겠지만 冬春이가 컸을 때는 하나 하나 설명을 해주어야 이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도시와의 격차는 컸다.



아주 익숙한 풍경이고 나의 외갓집 쪽은 아직도 이런 곳이다. (내가 본 30년간 전혀 변화가 없는 곳이다) 아직은 민속촌에서 본 것들을 나의 경험에 빗댈 수 있었고 옛 기억에 남아 있는 그런 정겨운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다.



집이나 마을의 외면은 그랬지만 집 안의 모습들은 사뭇 나의 기억과는 달랐다. 내가 기억하는 시골은, 겉 모습은 예전 그대로이지만 집 안은 현대식이었다. TV도 있도 전화도 있고... 그래서 이런 쪽은 많은 새로운 것을 볼 수 있었다. 농업에 대한 조상들의 경험과 지혜가 깃들어 있는 도구나 구조들이 지금은 전혀 접할 수 없고 그 지혜가 후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물론 내가 그런 전통을 계승할 것이냐라고 물으면 고개를 젓겠지만, 적어도 옆 나라 일본에 비해서는 전통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여기는 관아의 모습이다. 코스프레나 상황 설정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나노카가 모델이 되었다. 오는 부모들 마다 애기들 곤장대에 엎어 놓고 태형을 가하는 흉내를 내는 것이 웃겼다.



이건 관아 앞에 붙어 있는 현상금 포스터. 이래도 범인을 찾을 수 있는 건지는 의문이다.



여기는 굿이나 토속 신앙과 관련된 곳 같은데 자세히 살펴볼 시간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다.



위의 사진은 나노카의 방아 찍기 시범과 그네타기 시험이다.

장터인가 하는 곳에 가면 많은 음식을 푸드 코트처럼 파는데, 전통식 방 안에서 먹을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밥 먹는다고 줄타기, 말타기 등의 공연은 하나도 보지 못했다. 그건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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